남산
개관 |
전설과 같이 남성적인 남산은 서울 서라벌에서 제일 가깝고 웅장한 산으로서 서라벌의 남쪽에
자리잡고 솟아 있다. 그 둘레에는 많은 산들이 성채처럼 둘러막아 신라의 서울은 하늘이 이룩해 준 요새였다. 동쪽에는 멀리 토함산(745m) 준령이 성벽으로 솟아있고, 그 안쪽으로 험준한 명활산(245m)과 이리산(104m)이 겹으로 둘러막고 있다. 서쪽으로는 사소성모가 지키는 선도산(380m)이 중앙에 솟아 있고, 그 오른쪽에 벽도산(424m)과 망산(226m)이 나란히 솟아있다. 그 선도산의 왼쪽에는 옥녀봉(214m)과 안태봉(217m)이 의좋게 솟아 서울의 서북쪽을 가로막아 지키고 있다. 북쪽에는 금강산(280m)이 중앙으로 솟아 있고, 그 왼쪽에는 승삼산(280m)과 금학산(272m)이 동북쪽을 가로막아 솟아있다. 금강산의 오른쪽에는 작은 독산이 홀로 외롭게 솟아 있어 보기에 허술하다. 그 때문에 북쪽 산을 이름도 굳센 금강이라고 불렀다 하니, 산의 위력에 의지하고 살아온 신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이렇게 서라벌의 둘레에는 많은 산들이 서울 시가를 둘러막고 옹기종기 솟아 있는데, 남쪽에는 홀로 남산만이 장엄하게 우뚝 솟아 신라의 서울을 혼자서 지키는 듯 거대하게 우러러 보인다. 남산은 길이가 약 8km 되고 동서의 너비는 4km 가량 되는데, 높이가 468m 되는 금오봉과 494m나 되는 수리봉의 두 봉우리가 솟아 있다. 이 두 봉우리에서 뻗어내린 산발과 흘러내리는 계곡을 합쳐서 남산이라 부른 것이다. 금오봉 정상에서 북으로 뻗어내린 산맥은 동남산과 서남산의 분수령인데, 이 산맥에는 상사바위,
봉생암 등 거대한 바위 봉우리들이 솟아 있고, 남산성의 망대이던 게눈바위와 연결되어 옛 대궐터인 반월성 앞에 아담하게
솟은 도당산에 이르러 끝난다. 도당산은 대궐을 마주한 유서깊은 산이다. 남산의 서쪽 면을 서남산이라 부르고 동쪽 면은 동남산이라 하는데, 서남산에는 16개의 큰 계곡들이 있다. 이 16개의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개울물들은 천마산에서 흘러오는 기린내에 들어가고 동남산으로 흘러내리는 약 16계곡의 개울물들은 토함산, 사등이에서 흘러와서 동남산 기슭을 씻어 흐르는 남천으로 흘러든다. 남산 남면으로 흘러내리는 10여 계곡의 여울물들은 오가리 고개에서 남산 기슭으로 흘러가는 별내로 흘러든다. 남천과 별내의물은 기린내에서 합쳐서 서라벌의 서쪽을 지나 동해로 들어가니 이곳 강물 이름은 형산강이라 한다. 이렇게 남산에는 40여 계곡이 있는 데 유적이 없는 계곡은 서너 계곡에 불과하니 남산은 역사의 산이요, 유적의 산인 것이다. 남산에는 석기시대 유적도 여러 곳에 있고, 신라의 첫 임금 박혁거세 거서간이 탄생하셨다는 나정 같은 유적이 있는가 하면, 신라 국방의 심장부였던 남산성도 이 산에 있다. 성터에는 망대자리와 무기창고터며 식량창고터들이 남아 있는데, 이러한 유적에서는 삼국통일을 이룩한 위대한 신라의 저력을 엿볼 수 있다. 또 신라의 종말을 고하게 된 슬픈 포석정도 이 산 기슭에 있다. 신라에 불교가 공인된 후로 남산은 하늘에서 하강하신 부처님들이 머무시는 곳으로 신앙되어 많은 절이 생기고 탑이 서고 불상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골짜기마다 자리잡은 1백 10여개 소의 절터에는 돌축대며 주춧돌들이 남아 있고, 산봉우리나 바위더미에 서 있던 석탑의 수도 61기나 된다. 입체로 조성되어 모셔놓은 돌부처도 있고 절벽 바위에 선각이나 돋을새김한 마애불생도 많다. 지금까지 발견된 불상의 수가 78체인데, 큰 것은 높이 10m 가량 되고 작은 것은 1m 정도의 것도 있다. 불교유적 외에도 곳곳에 왕릉이 있고, 바위에 얽힌 전설들이 있어 남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에 다정한 정서를 심어준다. 또 이산은 계곡마다 그 분위기가 다르기때문에 온종일 걸어도 권태롭지 않으니 이런 점도 남산의 한 특색이라고 하겠다. |
